여치 여치 

     

    며칠 전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족과 함께 잠시 쉬러 다녀왔다. 

    태풍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가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아이들도 내내 집에 있고 아내도 내내 집에 있으니... 답답함이 턱 밑까지 차올라와 있을거란 생각에 이번 여행(?)은 숨통을 잠시 트이기 위한 일환으로 강행했다. 

     

    역시나 태풍이 찾아오더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먹구름이 몰려오기 전 뜻하는 바대로 스트랩을 목에 걸고 마스크를 하고 가볍게 산을 올랐다 내려왔다. 높지 않을 거란 생각에 얼른 다녀와서 숙소로 들어갈 생각이였는데...

     

    아뿔싸 마스크. 

     

    이렇게 숨을 턱턱 막히게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정상에서 우리 가족 모두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음에도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았다. 

    흐르는 땀이 마스크로 향해도 잠시 내리거나 들 춘 상태로 땀을 닦았다. 

     

    주변에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게다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우리 편하자고 마스크를 벗을 순 없었다. 

    그러면 안된다고 우리는 서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하며 내려오는 길에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얼른 자동차에 올라타고 올라갔다 오느라 수고했다며 서로 격려해줬다. 

     

     

    마스크 쓰고 산을 오르는 경험도 하고 ... 

     

    또 마스크 쓰고 다른 경험도 우린 해냈다. ㅋㅋㅋ

     

     

    이곳에 숙소를 잡고 집에서도 밥을 먹으며 비를 맞아봤냐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던 것이 화근(?)이였을까? 우리는 마스크 쓰고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풀장에 우리 가족만 쏙 들어앉는 재미있는 경험을 해냈다. ㅋㅋ

     

    마스크가 있어서 그런지 물장난을 쳐도 입으로 코로 물이 한방울도 들어가지 않았다. 잠시 잠수 했다가 나와도 마스크는 여전히 제 역할을 할 정도로 좋았다. 대박이였다. 

     

    우리 마스크 좋다며 괜히 막 웃었다. ~

     

    장대비를 맞으며 따뜻한 물이 나오는 작은 수영장에서 우리 가족은 물장구 치며 좋아라 좋아라 했다. 태풍이 오고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숙소가 가까이 있었고 해도 없으니 썬크림도 안 발라서 그런지 샤워하는 것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오는 날 수영장에서 수영? 그것도 해보면 나쁘지 않을거 같다. 

     

    어쩌면 처음이라...

    어쩌면 너무 오랜 기간 집에만 있던 탓에...

     

    그 순간의 모든 시간이 우리에게는 새로웠고 

    즐거웠다. 

     

    아이들 입술이 파랗게 물들지도 않았다. 

    따뜻한 수영장물 덕분에 우리는 비를 맞으며 그 안에서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저녁에는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바베큐를 단행했다. 

    그것 하려고 온 것이라며... 추워하는 둘째아이를 약간은 몰아세우기도 했지만.... ㅋㅋㅋ

    얼른 고기 꿔서 주니 둘째도 이네 말문을 열었다. 

     

    ^^ 좋다고~~ 아내와 난 덤으로 한마디 더 던져줬다. 

     

    "이게 다 추억이 된다.~~"

     

     

     

    이튿날... 언제 그랬냐는듯

    푸으른 하늘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초록초록한 녀석도 함께 했다. 

    저 녀석이다. 

     

    둘째 아이는 무섭다며 저 멀리서 사진을 찍길래

     

    가까이 찍어야 제대로 잘 나온다고 직접 나섰다. 

    난 곤충을 어린 시절 좋아했다. 

     

    이 녀석 정말 여치맞나? 아이들한테 여치라고 설명했는데.. ㅋㅋ

     

    고개를 숙인 여치. 배고파 보이기도 하고...

    주변에 친구인지?? 모르겠으나 ...

    널부러져 있는 녀석들도 있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치를 많이들 키우기도 하는 모양이다. 

     

    난 어릴 적에 주로 키우던 곤충은 개미다. 

     

    물론 여름방학에 외가댁에 가면 수많은 곤충들을 외할머니께서 잡아다주셔서

    혹은 내가 잡거나 외삼촌들이 잡아다 주니 모든 상자는 곤충채집함이 되어버린다. 

     

    지하에 살던 국민학교 때에도 메뚜기를 잡아서 키웠었다. 

    키웠다 해야 하나? 그런데 오래 가지 않아 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육방법이 따로 있었나보다. 

     

    여치 사육방법

     

    여치 사육방법을 알아보는 과정중에 알게 된 것이 있다. 

     

    >>모든 곤충은 곰팡이균에 매우 취약하다고 한다. 

     

    몰랐다. 

     

    아무래도 지하여서 곰팡이균이 있어서 내가 잡아온 곤충들은 나를 그렇게 금방 떠났나보다. 뭐 그 다음해부터였던가? 그 때부터는 지하에 두지 않았다. 나만의 장소에 두었다. 

     

    개미는 물론 다른 녀석들도 여름 내내 나와 함께 했다. 

     

    여치 사육을 위해서는 뭘 먹는지 알아봐야 하는데, 이 녀석은 잡식성이나 육식 위주란다. 오잉.. 

     

     

    여치류는 식성에 따라서 육식성과 초식성으로 분류가 된다고 한다. 

     

    몰랐다. ^^;; 이 녀석이 육식성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자기보다 작은 곤충을 먹거나 간혹... 청개구리나 사마귀의 애벌레를 잡아 먹기도 한단다. 

     

    풀만 먹는 줄 알았는데.. 

     

    먹이는 육식성, 초식성에 따라서 육식성이면 귀뚜라미 밀윔 작은 사마귀 잠자리 등 곤충과 생고기등을 주면 된다고 한다. 초식성이면 배추 상추 오이 밀기울 곤충젤리(?) 등을 주면 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집. 사육장은 방충망으로 해서 통풍이 잘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직사광선을 피하고 배설물을 자주 청소해줘야 한다고 한다. 

     

    여치 키우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냥 알아서 살도록 이대로 사진만 간직하는 것으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때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힐링이 된다는 것. 

    항상 의지가 된다는 것이다. 

     

    정말 특이한 경험을 많이 했던 이번 휴가. 

     

    또 하나의 가족 추억을 하나 또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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